글쓰기/단상

발왕산 눈 산행

산애고 2025. 2. 18. 06:00

 

발왕산(1,458m)은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과 도암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팔왕(八王)의 묘자리가 있다 하여 팔왕산으로 불리어 졌다가 2002년 발왕산으로 변경되었으며 주목군락지가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고시되어 있다.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용평스키장이 발왕산 북쪽에 자리 잡고 있고 20182월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되어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던 곳 이기도하며 한라산과 더불어 겨울철 눈꽃여행지로도 알려져 있다.

발왕산 정상 부근까지 케이블카(7.4km)18분이면 올라갈 수 있고 발왕산스카이워크, 천년주목숲길 데크길이 조성되어 사계절 명품 숲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어서 여러 번 탐방하려고 시도하였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하다가 전주 화요산악회 눈 산행에 동참하게 되었다.

2025.02.11.() 05:20 강추위에 견딜 방한 옷으로 무장하고 집을 나서 05:40 신일아파트사거리정류장에서 산악회 버스에 올랐다.

화요산악회 회장님, 삿갓님, 센서님, 블루님, 물래봉님, 홍삼인님, 비둘기님 등 낯익은 산우님들과 악수로 반가움을 표시하였다.

옆자리 나무비님은 무슨 사정이 있는지 공석이다.

버스는 호남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대관령IC로 빠져나와 대관령면 용산리 모나용평스키장 애니포레더골드 주차장에 10:00에 도착하였다.

우리는 산행차비를 하고서 자유형으로 모였고 인도자의 구령에 맞춰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고 발왕산 엄홍길등산로에 발을 내디뎠다.

엄홍길님은 히말라야 8,000m 고봉 16좌를 정복한 산악인으로 발왕산 등산로가 그의 이름으로 명명되어 있었으며 안내판은 발왕산의 천년주목, 마유목(마가목 나무에 야광나무가 자라 한 나무에 두 나무가 살아감), 발왕수(정상의 샘물)를 홍보하고 있었다.

엄홍길등산로에 몇 걸음 걸어보니 빙판과 적설로 그냥 산에 오를 수 없어서 아이젠을 등산화에 차고서 차가운 겨울바람을 헤치며 하얀 눈으로 두툼하게 쌓인 숲길로 올라갔다.

독일가문비 울창한 숲에 이르자 알파카 목장팻말과 화장실, 까페가 나타났고 이곳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눈 세상의 등산로는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내었고 그 소리를 노래처럼 들으며 엄홍길쉼터1에 도착하였다.

이곳 안내판에는 엄홍길님이 재단을 설립하여 네팔의 장엄하고 아름다운 히말라야에 사는 수많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17개의 휴먼스쿨을 건립하여 교육과 치료 등을 실행하고 있으며 이의 후원은 7천여 명의 후원자들의 손길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철쭉쉼터에 올라서자 상부케이블카정류장이 더 확연하게 보였고 조금 더 진행하자 상급자 스키 슬로프 정상(골드) 출발점과 등산로가 만났다.

능선 등산로에서 스틱을 눈 속에 집어넣으니 손잡이에서 한 뼘쯤 남고 들어간 것으로 보아 1m쯤 눈이 쌓여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엄홍길쉼터2에 이르자 이정표는 해발 1,140m, 발왕상 정상까지 2,150m”로 표시되어 있었다.

왕수리부엉이쉼터 표지판을 지나 파란 하늘과 하얀 눈이 경계를 이루어 선명한 차이점을 그려내는 능선을 지나자 수백 년 살아온 활엽수 고목들이 간간이 눈에 뜨였고 맞은편 선자령 능선에는 풍력발전기들이 산 능선을 따라 늘어선 풍경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오르막 등산로길에 천년주목길이정표가 나타났고 두 사람이 안아야 할 크기의 주목들이 보였으며 어떤 주목은 속이 비어서 사람이 그 속에 들어가 기념촬영을 하는 주목도 있었다.

이윽고 발왕산 정상 데크에 올라섰다.

우선, 정상 표지석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나서 멀리 가리왕산, 태백산, 오대산, 선자령 등과 동해바다를 보고서 전망대 가장자리에 앉아 산우들과 점심을 들었다.

산우님들이 가져온 사과, 파인애플, 단감 등과 생강차, 콜라비, 곶감 등을 서로 나누어 먹는 아름다운 나눔과 교제가 보기에 좋았다.

천년주목숲길은 데크길로 만들어져 있어 이동하기 편하였으며 그 길에는 케이블카를 타고 온 수많은 관광객들이 오가고 있었다.

마가목 나무에 야광나무가 함께 자라는 마유목, 우람한 잣나무, 속이 빈 수백 살 활엽수 고목, 의젓한 천년 주목들, 구상나무 고사목 등을 보면서 발왕산모나파크에 도착하였다.

동계올림픽 오륜 포토존, 올림픽 마스코트,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 천년주목숲길 안내판, 전망대 등을 거쳐 강풍이 몰아치는 4층 드래곤캐슬 스카이워크로 가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스카이워크에서 내려갈 때는 일부러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으로 내려가니 층마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내 아이디는 강남 미인’, ‘도깨비’, ‘겨울 연가등 사진이 차례로 벽 한 면을 차지하여 이곳이 드라마 촬영장으로 사용되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특히, ‘겨울 연가는 집필, 촬영 등이 대부분 발왕산에서 이루어져 한류문화의 발생지가 되었음을 홍보하고 있었다.

드래곤캐슬 케이블카상부정류장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하부정류장으로 내려가면서 각 슬로프에서 스키 타는 사람들과 눈 쌓인 산천과 멀리 동해바다를 이리저리 구경하며 내려갔다.

발왕산모나파크는 강풍과 칼바람으로 여러 포토존을 돌아다니며 그 풍경을 사진에 담기가 쉽지 않았지만, 눈 쌓인 등산로 7km를 산행하여 발왕산 정상으로 올라갔고 천년주목숲길과 스카이워크 등을 세찬 칼바람에 쫓기듯 다녀 조금 아쉬움을 남겨두었다.

완벽한 관람이 아니었지만 산행과 관광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기분이다.

겨울 눈 쌓인 아름다운 발왕산 풍경을 보고 누리게 하시며 안전하게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글쓰기 >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담을 뛰어넘어  (0) 2025.03.12
동행  (0) 2025.03.05
겨울 순천만습지를 찾아서  (0) 2025.02.12
부산 문화마을 여행기  (0) 2025.02.05
부모와 기도  (0) 2025.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