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단상

행복을 아는 시기

산애고 2023. 1. 17. 06:00

 

행복은 지나가고 나야 안다.”라고 합니다. 정곡을 찌르는 말로 받아들이면서 나이 칠십대에 이르러 지나간 때를 회상하며 행복한 시간들을 떠올려 봅니다.

 

먼저는 교회 성가대지휘자 시절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마음의 소원을 주시고 기도하게 하시다가 직장생활 가운데 교회음악을 공부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주시고 숱한 어려움을 헤쳐 나가며 기쁨으로 배우게 하시고 또 지휘자로 섬기게 하셨습니다. 경기도에서 전주로 이사 와서 출석 교회의 찬양대를 맡아 18년 동안 찬양곡을 선곡하며 멜로디와 리듬과 박자를 살피고 곡의 구조와 표현과 지휘기법을 연구하며 가르치고 지휘하였습니다. 수많은 시간과 수고와 노력과 인내로 지켜낸 여정에 함께하시며 힘주시고 인도하신 주님으로 인하여 교회 봉사 중 가장 행복한 시간들 이었고 가슴 뛰는 시간들이었으며, 좋은 대원들도 만나 행복했습니다.

 

다음은 산행을 하였던 시절입니다. 산을 가꾸는 직업으로 산림청에 입사하여 정년퇴직을 하고서 자연인이 되어 자유로운 마음으로 산을 속속들이 경험하고 싶어서 100대 명산 산행에 도전하였습니다. 산행은 작은 산이나 큰 산이나 오르는데 힘이 들었으며 땀과 수고와 인내 없이는 산이 정상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산행 중에 만나는 야생화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아름다운 색과 모습으로 반겨주었고 산은 사시사철 다른 모습으로 그 아름다움을 보여주어 마냥 행복하였습니다. 그룹으로 산행하면서 친교와 우정을 나누었고 건강을 덤으로 선물 받았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꿈꾸어 왔던 가을 설악산공룡능선과 천불동계곡의 산행은 평생의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였습니다. 참 행복한 시간들 이었습니다.

 

다음은 트래킹 다녔던 시절입니다. 지리산은 3개도에 걸쳐있는 산으로 그 둘레가 800리에 이르며 마을과 마을, 고개와 임도 등을 연결한 지리산둘레길이 개설되어 있었고 그 길을 다 걸어 보았습니다. 강과 호수길, 험한 고개와 평지길 등을 걸으면서 조상들이 등짐을 지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참으며 다녔음을 생각하였습니다. 서해 바다를 보며 걷는 부안마실길도 다녔습니다. 전국에서 알려진 둘레길도 여러 곳 다녔습니다. 걷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로 이 보다 확실한 행복은 없을 것입니다. 각기 다른 풍경과 인심과 여러 교통사정을 경험하는 즐거움도 쏠쏠하였습니다.

 

다음은 좋은 사람들과 만남의 시절입니다. 고향 교회에서 성가대와 주일학교에 봉사하면서 같이 섬겼던 형제, 자매들이며 직장 따라 타지로 이사하여 그곳의 성도들과 성가대원, 교사로 봉사하면서 형제와 자매처럼 친밀하게 지냈던 시간들이 참 행복하였습니다. 과거이든 현재이든 말과 뜻이 통하였던 사람들은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행복했던 시간들 이었습니다.

 

다음은 행복한 가정입니다. 그리스도를 주로 믿는 사람끼리 만나 가정을 이루고 지금까지 화목하게 지내며 감사하고 사랑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입니다. 아내에게 감사합니다. 믿음의 가정을 허락하시고 눈동자 같이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행복은 지나가야 아는 것만이 아니고, 현재에도 아는 지혜가 생겼습니다. 조금 어른스러워 졌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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