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도에 걸었던 둘레길 중 대표적 사진 몇장
전북천리길은 전북의 14개 시‧군의 44개 코스 405km(천리)에 이르는 다양한 길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풍경 그리고 그 지역의 유구한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생각하며 지역민들 속에 녹아있는 삶을 들여다보며 걷는 ‘명품길’입니다.
그 길의 시작은 2019년 7월 2일 지리산둘레길1코스(구룡폭포순환길)부터 걷기 시작하여 2022년도에는 33개(75%) 코스를 걷고 2023년도 1월 첫 주에 2개 코스로 마감하였습니다. 가장 마지막 44번째(1월6일)는 장수군에 소재한 ‘장안산마실길’로 오지 중의 오지인 장수 덕산리 연주마을입구(해발 649m) 하얀 눈이 두툼하게 쌓인 길을 혼자서 걸어 2010년 전기가 들어간 지실가지마을(8가구 거주)을 거쳐 설국(雪國)의 무인지경 장안산줄기(해발 860m)를 넘어 원장안에 도착하였습니다. 전북천리길은 대체적으로 안내판과 이정표가 곳곳에 있고 길이 확실하여 주의 깊게 살피면 길을 잊어버릴 염려는 없었습니다. 지면을 통하여 이렇게 걸을 수 있도록 수고하여 주신 시군 관계관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전주에 정착한지 25년이 되지만 그 유명한 한옥마을둘레길을 이번에야 걸으면서 노란 은행잎으로 맞아준 전주향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바람쐬는 길, 정겨운 벽화마을, 한옥마을을 굽어보는 오목대 등을 다녀보며 역사를 눈여겨보았습니다. 천년전주마실길을 걸으며 후백제 견훤의 꿈이 서린 남고산성, 일제강점기의 신사터 완산공원의 의미를 알게 되었으며 사시사철 전주시민의 건강과 쉼터로 자랑스러운 건지산길과 더 가까워졌습니다.
아름다운 섬과 바다가 손짓하는 고군산길, 옛 군산저수지둘레길(구슬뫼길)의 호젓한 숲길, 낭만적인 은파호수둘레길(물빛길),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근대사 건물들을 간직한 탁류길 등 매우 뜻 깊게 살펴보았습니다, 팔순이 넘은 선배님과 함께 걸었던 삼부자집 이야기를 간직한 함라산둘레길,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미륵산둘레길, 금강을 끼고 오르내렸던 황포돛배로 유명한 웅포곰개나루길과 이어지는 뚝방은 자전거전용도로가 한도 없이 이어지며 억새와 갈대가 춤을 추고 푸른 강물은 커다란 호수와 같았습니다.
백제가요 ‘정읍사’를 테마로 만든 사랑의 길 정읍사오솔길1코스, 물에 비친 내장산을 볼 수 있는 정읍사오솔길2코스, 눈 속에 발목이 푹푹 빠지면서 옥정호 풍경을 보며 걷는 대장금마실길, 아홉 개로 굽이치는 지리산구룡폭포순환길, 황산대첩비와 명창의 생가를 보며 걷는 지리산둘레길2코스, 호젓한 숲길로 이어지는 교룡산둘레길, 갈대들이 부딪치는 소리와 풍경을 보며 만경강과 새만금바다가 만나는 흔적들을 보고 걷는 새만금바람길, 마을과 도로와 숲길이 있는 금구명품길, 모악산 숲길로 걷는 금산사길, 위봉폭포의 압도적 위용과 아름다운 폭포로 시작하는 고종시마실길, 임도 숲길의 운문골마실길, 건강을 증진하는 피톤치드 향내가 있는 완주편백숲길을 걸었습니다.
진안고원의 용담댐과 금강의 섬바위가 만나는 용담댐감동벼룻길, 기암괴석의 절경과 출렁다리가 있는 운일암반일암숲길, 기이한 말귀 형상의 바위산을 보며 걷는 마이산길, 한적하고 평화로운 금강변과 슬픈 전설을 간직한 각시바위를 만나는 예향천리금강변마실길1, 2코스, 수려한 계곡과 비경을 보며 걷는 구천동어사길, 산고수장의 청정지역 방화동생태길,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생태길, 깊은 산속 눈 쌓인 오지와 높은 고개를 넘는 장안산마실길을 걸었습니다.
옥정호 붕어섬과 출렁다리를 보며 발목 위까지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었던 옥정호마실길, 옥정호 물안개를 보며 수변으로 이어지는 길을 걷는 옥정호물안개길, 섬진강자전거길 따라 풍경과 시를 만나는 섬진강길, 장구허리처럼 휘몰아치는 물과 요강바위가 있는 장군목길, 언제나 찾아도 걷기 좋은 숲길이 있는 강천산길, 선비의 흔적을 따라가며 눈 속에 푹푹 빠지면서 걸었던 선비의 길을 걸었습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운곡저수지의 운곡습지생태 1, 2코스, 과거의 역사를 떠올리며 걷는 고창읍성길, 변산반도국립공원 해안선 지질명소 적벽강노을길과 채석강이 있는 부안마실길3코스, 솔섬의 해넘이가 멋진 부안마실길4코스, 살아 숨 쉬는 갯벌과 생명들의 기운이 있는 부안마실길5코스, 굽이마다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부안마실길6코스를 걸었습니다.
걸을 때 생각은 단순해지고 정돈되며 마음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치유하는 혜택에 반응하며 즐겁고 기뻤습니다. 바람소리, 파도소리, 나뭇가지와 잎들이 부대끼는 소리, 갈대가 부딪치는 소리, 바스락거리는 소리, 딱따구리의 나무줄기 파는 소리, 발자국 소리, 눈길 걷는 뽀드득 소리 등과 사시사철 다른 옷들로 갈아입고 맞아주는 숲길이며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 등은 돈 주고 살수 없는 것들로 마음을 풍요롭게 하였으며 몸도 건강하게 하였습니다. 둘레길을 걷다가 마음이 감동되면 노래를 부르고 힘껏 소리쳐 보기도 하였습니다. 혼자 걸어도 자유스럽고 괜찮았습니다. 자신의 두발로 땅을 딛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임을 알기에 걷고 또 걸었습니다.
전북천리길 걷기 대부분 혼자서 걸었지만 때로는 지인과 함께 걸으면서 소탈하게 웃으며 대화하고 음식도 나누었습니다. 참 좋은 시간들 이었으며 이렇게 같이 하신 친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여정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