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단상

설악산흘림골 단풍산행기

산애고 2024. 1. 16. 06:00

 

2023년 추석연휴가 끝나고 104일 오전 9시 조금 넘어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설악산흘림골탐방 예약을 하려고 하니 접속자가 수천 명으로 한참 걸려 연결되었다.

1020일 새벽 출발시간을 고려하여 오전 9~10시 입장하려고 하였으나 예약 가능인원이 2명이어서 할 수없이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8~9시 입장 가능인원 10명이 있어서 그 시간으로 4명을 예약하였다.

1019일 오후 3시부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으로 가서 준비하여 19:30부터 제16회 전주장로합창단 정기연주회를 마치고 귀가하니 밤 9시로 장장 6시간을 긴장 가운데 보냈다.

잠을 청하여도 정기연주회 때 가졌던 긴장과 흥분 그리고 흘림골탐방 기대가 서로 교차하여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다가 잠들어 새벽 2시경 깨었다. 성경보고 배낭 메고 330분 집을 나와 우산 쓰고 송천도서관 옆으로 가니 벌써 강원도여행 동행할 친구님들이 나와 있었다.

 

K장로님은 82세이나 아직도 회계사로 뛰고 계시고 합창단에서도 성실하게 출석하시며 목소리도 좋으시다. 오늘 그 분의 차를 여행을 위하여 차출하였을 때도 쾌히 승낙하시더니만 대표기도하고 운전도 손수하시는 가운데 새벽 350분 강원도여행을 출발하였다.

어제 저녁부터 내리는 비는 대전까지 계속 내렸으나 칠흑 같은 어둠의 장막을 헤치고 호법, 원주, 홍천을 거쳐 아침 7시경 내린천휴게소에서 멈추었다. 우리는 J장로님이 준비한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였다. 날씨가 꽤 쌀쌀하다. 자동차 계기판에 표시된 온도가 7도이었다.

다시 출발하여 양양IC를 거쳐 오색공영주차장에 830분 도착하였다. 장장 4시간40분을 운전하여 주신 K장로님께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운전하려고 일주일을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시는 연습을 하였다라고 나중에 말씀하셨다.

참 대단하시다. 우연은 없고 필연이 있음을 깨달아 본다.

우리는 공영주차장 앞에 늘어선 맨 앞 대기택시(15,000)로 흘림골탐방로 입구로 갔다.

국립공원 직원의 예약 확인을 받고 여러 방문객들과 함께 데크계단을 올라갔다. 점점 올라 갈수록 한계령 방향 풍경과 흘림골 바위능선(해발 1,000m 이상)의 삐쭉삐쭉한 암봉들의 멋진 풍경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아름드리 푸른 잣나무, 전나무가 방문객들을 반겨주고 활엽수의 빨강, 노랑 단풍으로 곱게 차려입은 단풍나무, 생강나무 등이 심심찮게 나타났다.

여심폭포의 기이한 모습을 뒤로하고 깔닥고개(해발 950m)를 올라서서 다시 등선대전망대(해발 약 1,000m)를 향해 올라갔다. 힘들어 잠시 쉬자 J장로님이 배낭을 대신 져 주었다.

등선대탐방로는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거려 조금씩 기다려야 올라가고 내려갈 수 있었다.

강풍이 몰아쳐서 모자가 날아갈 것 같아 등산모자로 갈아 쓰고 끈을 단단히 조이고 등선대전망대에 서자, 멀리 한계령휴게소, 설악산정상, 귀때기청봉 등이 파노라마처럼 보이고 삐쭉삐쭉한 수많은 암봉과 능선 풍경이 장관을 이루었다.

다시 등선대쉼터로 내려가 기이한 암봉과 단풍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고 흘림골 데크계단을 밟고 내려가면서 바라보니 형형색색으로 물든 단풍과 날카롭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는 이름 모를 수많은 암봉들을 지나칠 수 없어 사진에 담고 담았다.

아름다운 세상을 지으시고 철 따라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의 위대하신 솜씨와

사랑에 감탄해 보았다.

등선폭포를 지나 골짜기에 이르자 양편은 암봉과 암릉으로 사람들을 압도한다.

계곡다리를 건너면서 주전폭포를 보고 내려가자 십이폭포가 긴 자국을 남기며 흐른다.

노란단풍이 유난히 더 많은 골짜기 다리에서 탐방객에게 부탁하여 넷이 단체기념사진을 찍었다.

암릉과 암봉의 향연 그리고 아름다운 단풍과 기암괴봉의 조화를 보며 감탄하고 기뻐하였던 순간들을 뒤로하고 주전골과 만나는 분기점을 지나 용소폭포로 갔다.

출렁다리 건너편의 빨간 단풍이 무척 아름다웠다. 오색천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용소폭포를 보니 수량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탐방객들의 사진 세례가 무한히 주어지는 곳이었다.

우리는 주전골탐방지원센터로 나가 지나가는 빈 택시(만원)를 잡아타고서 오색공영주차장으로 가는 것으로 흘림골탐방(4km 4시간 소요)을 끝내었다.

흘림골 탐방은 미리 예약된 사람만 들어갈 수 있었던 곳으로 이번 탐방으로 그 아름다운 경치와 황홀한 단풍이 만들어 내는 묘한 조화가 선사하는 벅찬 감동이 가슴에 새겨져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 시간, 건강, 준비 그리고 무엇보다 열정 없이는 갈 수 없는 곳을 다녀온 기분이 무척 기쁘고 감사하다.

이 모든 것을 허락하시고 누리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함께 동행한 장로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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