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에 걷고 싶은 길 ‘안민고개(303m)’가 있다. 드라마 ‘로망스’에 소개된 데크로드와 드림로드(임도) 9km를 걷고 싶었다. 마침, 화요산악회에서 안민고개에서 웅산, 시루봉을 거쳐 대발령제1주차장까지 산행하는 계획이 공지되어 동참하게 되었다.
2023. 3.28(화) 06:10에 산악회버스에 올랐다. 고속도로휴게소에서 평상시보다 오래 지체한다. 이유인즉 군항제 기간으로 안민고개 차량통제로 당초 계획을 변경하여 자은초에서 시루봉으로 산행코스를 변경한다는 산행대장의 공지이다.
09:45 시루봉주차장에서 함께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후 산행을 시작하였다. 등산로 양편으로 벚꽃이 활짝 피었으며 녹차가 심어졌고 산행을 즐기는 시민들도 많았다. 또한 등산로 곳곳에 쉼터가 있어 숨 고르기에 좋았으며 특히, 해병대 훈련코스임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벚꽃이 만개한 드림로드(임도)를 만났으며 다시 등산로를 타고 약수터를 지나니 엘레지, 노란제비꽃, 보라제비꽃이 지천이다. 땀을 훔치며 산 능선에 올라서니 탁 트인 시야에 진해만과 거가대교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다시 지그재그 데크계단이 오래도록 이어졌으나 올라갈수록 멋진 바다풍경과 산허리 푸른 편백숲을 휘젓고 에스자 모양 하얀 벚꽃 띠로 나타나는 드림로드가 만들어 내는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
시루봉은 거대한 바위덩어리이다. 우람하고 거칠지 만 그 위용이 참 멋있다. 많은 등산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을 만하다고 생각되다.
여기에서 웅산으로 가는 수백 미터 길은 어떤 목장 길을 걷는 기분이며 탁 트인 한쪽 시야는 거가대교 풍경이고 한쪽 시야는 진해만과 시가지 풍경이다.
등산로 옆 편백숲 나무사이에 함께 산행한 지인들이 얼굴만 내밀도록 하고 센서님이 멋진 사진을 찍어주다.
웅산가는 산 능선 암봉마다 조망점이 되었고 엘레지 군락지의 분홍색 꽃잎을 하늘 향해 말아 올리고 수술은 땅을 보는 자태가 심심찮게 눈에 띤다.
출렁다리 건너 곰처럼 생긴 암봉인 웅산 표지석에 도착하여 여럿이 또는 개인별로 인증사진을 찍고 다시 올라갔다 내려가기를 반복하는 작은 산봉우리를 여러 번 넘었다.
진달래꽃이 만발한 곳에 이르면 어김없이 사진에 담고, 명품 소나무가 세월을 이겨낸 바위에 이르러도 사진에 담고, 굴 쉼터에서도 사진을 담고, 멀리 장복산 모습도 사진에 담았다.
안민고개에 가까울수록 등산로에 벚꽃과 진달래꽃이 만발하여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마침내 안민고개이다. 옛날 진해에서 창원에 시집간 딸들이 명절 지나고 사흘째 되는 날 이 고개에서 부모들과 만나 그리움을 달랬다 하여 ‘만날재’라는 다른 명칭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아스발트 도로 옆 데크로드를 걸어보다. 쉼터 겸 전망대에서 진해만과 시가지도 바라보았다. 편백숲 울창한 산허리를 잇는 드림로드를 걷고 싶지만 시간과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
진해중학교 방향으로 빠져나와 군항제 벚꽃 길로 유명한 경화역공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벚꽃이 자지러지게 핀 철로 길에 수많은 상춘객들로 붐빈다. 우리 일행도 어느덧 사람들의 물결 속에 한 무리가 되어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누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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