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단상

바람의 여러가지 의미

산애고 2022. 8. 10. 06:00

 

바람은 기압의 고저에 의하여 일어나는 공기의 움직임입니다.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사물에 일어나는 현상을 보고 바람이 불고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 현상으로 깃발이나 나뭇잎이 펄럭이거나 찰랑거립니다. 또한 동서남북 방향에 따라 그 이름도 제각기 틀립니다. 동풍은 샛바람으로, 서풍은 하늬바람으로, 남풍은 마파람으로, 북풍은 된바람이란 명칭으로 불리어집니다. 갈바람은 가을에 부는 신선한 바람을 의미하면서 서풍을 가리키며, 삭풍(朔風)은 겨울에 매섭게 부는 북풍바람으로 주로 뱃사람들이 사용하던 말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학창시절 시조가 생각납니다. 세종 때 함경도에 육진을 개척하며 북벌정책을 수행한 김종서 장군은 변방의 겨울밤을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 속에 찬데/ 만리변성에 일장검 짚고 서서/ 긴파람 큰 한소리에 거칠 것이 없어라.’라고 무인의 기개와 충절을 노래하였습니다.

 

바람은 낮과 밤에 따라 그 방향이 바뀝니다. 낮에는 골짜기에서 산 위쪽으로 바람이 붑니다. 햇빛에 더워진 공기가 위로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때 부른 동요가 생각납니다.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어린 시절 산골 오지에 사시는 이모님 집에 가서 잠을 청할 때 마치 물결처럼 소나무 숲을 흔들며 산 위에서 아래로 불어오는 바람이 문풍지를 파르르 떨게 하면, 어린 마음은 귀를 쫑긋거리며 무엇인지 모를 두려움에 이불을 얼굴 위로 덮었던 기억이 생각납니다. ‘산들바람실바람마파람갈바람하늬바람등 아름다운 우리 말 이름의 바람은 모두 착한 바람입니다. 그러나 이 땅에 인명과 재산에 많은 피해를 주는 허리케인, 토네이도 바람도 있습니다.

 

바람은 마음의 간절한 소망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조금 부정적이지만 바람 들었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옛날 가요(歌謠) 중에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다네.라는 노래가 생각납니다. 도시 생활의 화려한 꿈을 가지고 공장의 근로자나 부유한 가정의 식모로 고향을 등지고 떠났던 애환(哀歡)이 생각납니다. 그래도 그 때 꿈을 가지고 외지로 나가 고생했던 세대는 집도 장만하고 아이들 교육도 시켜 부모의 도리를 다하고, 노인이 되어 고향을 찾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처럼 어수선한 분위기로는 선거바람이 있습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단체장, 의원 등의 선거철이 되면 혜성처럼 나타나 길거리에서 반갑게 인사하며 한 표를 부탁하는 정치인들의 진의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우리 생활에서 김치 다음으로 식탁에 많이 오르는 깍두기가 있습니다. 가을무로 담은 깍두기와 여름무로 담은 깍두기 맛은 분명히 차이가 납니다. 그러나 바람 든 무로 담은 깍두기는 정말 맛이 없습니다. 속살이 푸석푸석한 것이 정말 싫습니다.

자연(自然)에 부는 바람은 오랜 관찰로 주기적인 바람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일 겁니다. 기상이변(氣象異變)이 더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노아시대 홍수심판 이후 바람이 불어 땅을 말리는 것도, 출애굽 때 동풍으로 메추라기 떼를 몰아 이스라엘 백성의 진영에 떨어져 쌓이게 한 이적과 밤새 바람이 불어 홍해 바다를 가르고 바다 밑을 마른 땅으로 만든 기적이 생각납니다. 계시록 7장에는 땅 사방의 바람을 붙잡는 네 천사가 나옵니다. 바람은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습니다. 다만, 현상을 보고 바람이 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은 육신의 눈으로 볼 수 없습니다. 다만, 열매와 현상을 보고 영을 분별할 수 있습니다.

 

바람과 영()은 눈으로 볼 수 없지만 그 현상을 보고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의 힘으로 제어할 수도 없습니다. 천사는 하나님이 부리는 영이며, 종입니다. 천사가 바람을 붙잡고 있다는 것은 하나님이 바람을 다스리신다는 것입니다. 이 땅에 부는 바람이 좋은 바람이 되어 사람에게 시적 감흥(感興)을 주고, 열매를 맺게 하며 사계절을 주어 감사와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려 드리기를 소원해봅니다. 그러려면 사람의 행실이 가증(可憎)하지 않아야 되겠습니다. 가나안에 사는 민족들이 가증한 행실로 하나님의 진노를 샀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들도 하나님을 떠나 가증하게 행동하면, 그 땅이 성도들을 토해 버리는 가운데 속히 멸망 할 것이라는 구약 성경(신명기)의 말씀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구가 성 내는 것은 사람의 행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생각해 봅니다. 이 땅에 성령의 바람이 불어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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