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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과 선물

산애고 2021. 3. 18. 06:00

 

국어사전에 뇌물(賂物)이란 어떤 직위(職位)에 있는 사람을 매수하여 사사로운 일에 이용하기 위하여 넌지시 건네는 부정한 돈이나 물건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선물(膳物)남에게 어떤 물건을 존경, 친근, 애정의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주는 것이라 합니다.

여기에서 공통점은 남에게 주는 어떤 것이지만, 다른 점은 뇌물은 사익(私益)을 위하여 주기에 반드시 어떤 대가가 따라 와야 하고, 선물은 마음을 담은 정표(情表)라는 것입니다.

 

뇌물에 관한 속담(俗談)을 찾아보면 기름 먹인 가죽이 부드럽다.”, “쇠 먹은 똥은 삭지 않는다.”, “부처님 위해 불공하나등의 말이 있습니다. “기름 먹인 가죽이 부드럽다.”는 말은 뇌물을 쓰면 모든 일이 순조롭다는 뜻이고, “쇠 먹은 똥은 삭지 않는다.”는 말도 뇌물을 먹이면 반드시 효과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부처님 위해 불공하나란 물음도 남 아닌 저 잘되라고 주는 게 뇌물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속담속의 뇌물은 부정적 의미보다 그 효과(效果)가 강조되고 있어서 아무래도 좋은 게 좋은 것’, ‘누이 좋고 매부 좋고식의 정()에 끌리던 전통적 사고방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뇌물로 바치는 돈을 인정전(人情錢)이란 것도 그 이유인가 봅니다. 그런 사고(思考)는 필경 내용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속성으로 이어지게 되어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속담을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뇌물 주는 사람은 인정을 내세우고, 인사를 내세우고, 사람의 도리 등 각종 감언이설(甘言利說)로 그럴듯하게 포장하지만, 사욕(私慾)을 챙길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슬며시 접근하여 필요한 정보를 얻으면서 어그러진 길로 상대방을 몰아갑니다.

그것이 뇌물의 속성이요, 뇌물 주는 사람의 마음이지만, 뇌물 받은 사람은 거절하지 못하는 것이 사람의 연약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성경은 곳곳에서 뇌물에 대하여 경고(警告)하고 있습니다. 출애굽기에서는 뇌물이 사람의 눈을 어둡게 한다.”고 합니다. 신명기에서는 발락 왕이 발람에게 높은 지위와 물질 즉 뇌물로 이스라엘을 저주하게 하지만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무엘의 아들은 아버지와 달리 뇌물을 받고 판결(裁判)을 굽게 합니다. 느헤미야를 해치기 위하여 도비야와 산발랏은 하나님의 선지자에게 뇌물을 주어 거짓 예언을 하게 합니다.

뇌물은 성직자, 관리 등 신분의 고하(高下)를 가리지 않습니다. 마치 사탄이 믿는 자들을 항상 주시(注視)하면서 우는 사자 아니면 양의 탈을 쓴 이리처럼 호시탐탐(虎視耽耽) 노리듯 말입니다.

뇌물은 지혜로운 자, 명철한 자, 우두머리 할 것 없이 다 망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잠언서는 뇌물을 싫어하는 자는 살게 된다.(15:27)”라고 결론(結論) 짓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아기가 태어나 처음 부모 품에 안겨 예배에 참석하여 담임목사님이 축복(祝福) 기도할 때 아기를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합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하나님을 노래할 수 있는 음악(音樂)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는 성경(聖經)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이요, 구세주이심을 믿는 믿음도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숨 쉬고 활동하며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하나님의 선물 속에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측량할 수 없는 사랑과 섭리(攝理)가 들어 있습니다. 온갖 선함과 인자하심이 그 가운데 있습니다. 그러나 뇌물의 겉은 선물로 포장되어 있지만 물질의 계산(計算)이 도사리고서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선물과 뇌물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智慧)와 명철(明哲)이 필요합니다. 뇌물을 물리칠 수 있는 용기(勇氣)가 필요합니다. 믿음의 분수를 알고 그 이상을 바라지 않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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