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하면 얼핏 떠오르는 단어(單語)가 “갈비찜”, “아구찜” 등입니다. 서민이 자주 대하는 음식이 아니라, 마음먹어야 사서 먹을 수 있는 음식(飮食)입니다. 즉 돈이 제법 들어야 구입할 수 있기에 일년으로 치자면 명절(名節)이나 아니면 특별한 사연(事緣)이 있을 때나 먹어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뜻으로 어떤 물건이나 사람을 자기의 것이라 주장하는 말 즉, “찜하다”란 뜻으로도 사용되어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좀 속된 표현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젊은 세대가 흔히 사용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인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광고(廣告) 중에는 “투명한 핑크 빛 화장, 사랑을 찜하다”란 광고도 눈에 심심찮게 뜨입니다. 한국의 나폴리로 이름난 미항(美港) 통영의 중앙시장에는 새벽 2시부터 5시까지 인근 해안에서 고기잡이한 어선들이 각종 고기를 싣고 이 시간에 모여들기에 “먼저 찜하는 사람이 임자! 활어야 기다려라 내가 간다.”라는 글도 인터넷에 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구약성경에 보면 야곱의 연애(戀愛)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는 이삭의 작은 아들로서 형 에서의 장자권을 자기의 것으로 만든 사람입니다. 배고픈 형의 장자권을 팟죽으로 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야기도 되지 않는 일이지만 분명한 것은 형 에서가 장자권을 경홀(輕忽)히 여겼다는 사실과 또 장자권을 팟죽으로 바꾸어 먹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로인해 아버지 이삭이 별미를 먹고 아들을 축복할 때, 야곱이 비록 눈이 어두워 보지 못하는 아버지를 속여 축복을 도둑질 하였지만 그것은 유효하여 하나님의 축복(祝福)은 야곱으로 이어지고 또 그 자손으로 이어졌습니다. 분노하여 동생을 죽이려는 에서를 피하여 외삼촌 집으로 도망간 야곱은 라헬을 연애하였습니다. 요즘 말로하면 야곱이 라헬을 “찜했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곱은 라헬을 찜해놓고 그녀를 아내로 얻기 위해 14년의 긴 세월을 양치는 목자로 대가를 지불하고 라헬과 결혼합니다. 참 감동적인 부분입니다. 찜한 여자를 위해 14년의 고된 양치기를 수일 같이 여겼다는 기록에 현대인의 가볍고 참을 줄 모르는 심성(心性)에 천둥과 같은 교훈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야곱을 찜하셨음을 성경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야곱이 태어나기 전 어머니 리브가의 태중에서 쌍둥이가 서로 다투는데,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리라는 예언을 받게 됩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이 야곱을 찜했다. 라는 말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또 배고프다고 팟죽에 장자의 명분을 판 에서에 대하여 장자를 경홀히 여겼다. 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야곱이 형의 낯을 피하여 외삼촌 집을 향하여 광야 길을 가다가 노숙할 때, 야곱의 꿈에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야곱을 지키시겠다는 약속을 하셨습니다. 또 외삼촌의 양치기 시절 꿈을 통하여 튼튼한 양을 얻을 수 있게 하시고 부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또 도망치듯 귀향하는 야곱에게 외삼촌이 해하지 못하게 하나님이 간섭 하셨습니다. 또 에서가 죽이려고 달려올 때에 하나님이 그 마음을 바꾸어 측은히 여기게 하셨습니다. 또 야곱이 하나님께 한 서원을 어길 때, 딸 디나 사건을 통하여 벧엘로 올라가서 하나님께 제단(예배)을 쌓게 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양자삼아 주시고(찜해 주시고) 끊임없이 간섭하시며 인도하고 계십니다. 단지, 느끼는 데 더디거나 빠르거나에 상관없이 말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찜 당한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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