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단상

가을자작나무 숲을 찾아서

산애고 2021. 1. 2. 20:19

 

하얗고 미끈한 피부에 늘씬한 키 그리고 노랗게 물든 이파리로 손짓하는 자작나무 숲을 연상하며 강원도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향하였습니다.

이곳은 넉 달 전 방문하여 푸르고 청청한 이파리로 손 흔들며 환영하는 자자나무 숲을 만난바 있어 화려하게 차려 입은 고운 단풍을 어서 보고 싶었습니다.

남설악 오색에서 한계령으로 버스가 구불구불한 산악도로를 따라 힘겹게 올라가면서 차창 밖으로 보여주는 풍경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삐쭉 삐죽한 암봉들과 바위 능선, 푸른 소나무, 울긋불긋 곱게 물든 단풍들이 서로 어울려 아름답게 자태를 뽐내는 풍경들을 바라볼 때마다 저절로 탄성이 울려 나왔습니다.

차량 두 대가 서로 비껴가면 도로가 꽉 차서 차를 세워놓을 자리는 한계령 주차장 밖에 없지만 그곳은 주차된 차량이 이미 포화 상태였습니다.

단풍철이라 그러려니 했지만 아쉬운 마음을 달랠 수 없었습니다.

한계령을 넘어 장수대 방향으로 내려가는 도로도 2차선 도로 밖에 주차 여유 있는 공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계곡마다 붉게 타오른 단풍이 너무 고와 탄성만 질렀습니다.

! 단풍이 정말 잘 물들어 사람 마음을 뺏어갑니다.

하나님께서 정말 멋지게 가을 산을 만들어 보고 누리게 하셨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조만간 일반버스를 타고 한계령에서 내려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고 싶습니다.

13:10 원대리 자작나무 숲 주차장에 버스가 도착하였습니다. 주차장은 대형버스를 비롯하여 소형차 등이 입추의 여지가 없이 빼곡하게 주차되어 있었고 임도를 따라 올라가고 내려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습니다.

경사진 임도를 따라 올라가니 땀이 났지만 바람막이 옷을 벗지 않았습니다.

자작나무 잎이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아서 우선 실망이 갔습니다.

산악회 산행 계획 사진은 노랗게 물든 단풍과 하얀 신사가 너무 멋있었는데 그 때를 맞추지 못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자작나무를 꼭 껴안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숲 안이 환해지는 미끈한 백색 신사들의 모습들도 사진에 담았습니다.

자작나무 원목들로 만든 원추형 집에서도 폼을 잡았습니다.

3코스 위쪽으로 곱게 차려 입은 노랗고 빨간 단풍나무와 하얀 자작나무가 있는 곳에서 어떤 사람에게 부탁하여 포즈도 취하였습니다.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이라 기록된 나무안내판 옆에서 손을 들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수많은 탐방객들이 웃고 행복한 모습으로 소리 지르며 추억 쌓는 모습들이 싫지 않습니다.

나도 그들 중 한 사람이 됩니다.

넉넉잡고 2주 후에 오면 정말 멋진 단풍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차장에서 3.8km를 올라와서 자작나무를 안아보고 눈 맞추고 또 내려갑니다.

어느 듯 경제적 가치를 넘어 정신적 예술적 가치로 사람들을 사로잡고 유혹하는 숲이 자랑스럽습니다. 참 좋습니다.

아름다운 숲을 내 발로 걸어가서, 보고 누림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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