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단상

지리산성백종주 소감문

산애고 2024. 6. 26. 06:00

지리산 제석봉 전망대 풍경
제석봉 숙박 전 여가시간(50년 전/1974년)
연하천의 철쭉터널에서(50년 전/1974년)

 

2024. 6. 56. 6 까지 12일에 걸쳐 4(603, 701)이 지리산 성삼재에서 시작하여 천왕봉을 찍고 백무동으로 하산하는 지리산성백종주를 다녀왔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청년시절, 1974. 6.146.18 까지 45일에 걸쳐 8명이 텐트, 양식 등을 챙겨 경남 함양 마천면소재지에서부터 걸어서 천왕봉을 거쳐 철쭉꽃 흐드러진 연하천을 지나 노고단에서 천은사길로 하산하여 구례구역까지 걷는 지리산백천종주를 다녀왔다.

지금의 지리산종주와 50년 전 지리산종주의 다른 점과 같은 점을 생각해 보았다.

먼저, 꽃처럼 피어나는 풋풋한 젊은 시절의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나이와 점차 시들어 가는 꽃처럼 내일을 기약하지 못하는 시절과 산전수전 다 겪어 온 나이가 다르다.

둘째, 비포장도로와 교통 사정이 열악한 시절과 잘 포장된 사통팔달의 도로와 대중교통이 편리한 시절이 다르다.

셋째, 의식주 해결이 어렵고 돈이 귀한 시절과 먹고 사는 것보다 가지고 싶어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돈의 여유가 있는 시절이 다르다.

넷째, 대피소 시설이 거의 없는 시절과 요소요소에 현대식 대피소 시설로 식수와 숙박, 취사가 용이한 시절이 다르다.

다섯째, 야영취사숙박 장비 등을 짊어지고 산행하며 빈 공간이면 어디서나 텐트를 치고 숙박을 한 것과 대피소 예약 이용으로 숙박, 취사, 비상식량 구입 등으로 간편하게 산행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르다.

여섯째, 무분별한 텐트치기, 쓰레기 처리, 배변문제 등으로 산지훼손, 오염이 많은 시절과 훼손지복구로 생태계 복원, 쓰레기 가져가기 등의 산행문화의 정착이 되었다는 것이 다르다.

일곱째, 돌밭길, 바윗길 등 험한 등산로 시절과 데크길, 매트길 등 위험요소를 줄이고 안전시설이 갖추어 졌다는 것이 다르다.

여덟째, 산행 정보와 안내판 등이 부족한 시절과 각종 산행 정보와 이정표 등이 시설되어 안전산행과 예측 산행이 용이하여 졌다는 것이 다르다.

아홉째, 정부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관리체계와 통신, 홍보 등이 미약한 시절과 훌륭한 관리시스템, 인터넷을 통한 정보 얻기 등이 놀랍게 발전된 시절이 다르다.

열 번째, 6월의 지리산은 특히 연하천, 세석 부근의 화려한 철쭉꽃 터널이 지천이었던 것과 달리 같은 때이나 철쭉꽃 한 송이도 보이지 않는 기후변화가 다르다.

세월이 지났어도 산은 변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그 때나 지금이나 찾아오는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고 반긴다.

지리산은 그 둘레가 800리 되는 큰 산이다.

산행은 작은 산이든 큰 산이든 힘들다.

지리산 성삼재주차장에서 시작하여 노고단대피소, 노고단고개, 임걸령샘, 노루목, 삼도봉, 화개재, 토끼봉, 명선봉, 연하천대피소, 삼각고지, 형제봉, 벽소령대피소, 덕평봉, 선비샘, 칠선봉, 영신봉, 세석대피소, 촛대봉, 연하봉, 장터목대피소, 제석봉, 통천문, 천왕봉, 소지봉을 거쳐 백무동으로 약 38km 산길을 이틀간에 걸쳐 걷고 걸었다.

지리산은 잣나무, 구상나무, 주목 등의 침염수와 노각나무, 상수리나무, 물푸레나무 등의 활엽수가 서로 어울려 울창한 숲을 이루어 공기는 상쾌하여 기분 좋았으며 녹색의 푸른 생명을 체감하였고 가는 곳마다 온갖 산새들의 노래가 그치지 않았다.

대피소마다 식수를 얻을 수 있었고 임걸령샘, 선비샘에서도 식수를 얻을 수 있어서 많은 물이 휴대하지 않아도 되었다.

대피소 식탁과 요소요소의 전망대, 쉼터 등에서 휴식과 먹거리로 재충전 할 수 있었으며 험한 길에 데크계단 등 시설로 안전 산행에 도움이 되었다.

등산로 마다 여러 암봉과 암릉 그리고 바위 곳곳에 생명을 뿌리내린 풀과 나무들과 산들이 겹겹이 둘러싸여 그려내는 아름답고 장엄한 멋진 풍경이 산행의 고단함을 위로하여 주었다.

공원을 관리하는 기관과 관계관들의 수고에 감사드린다.

아름다운 강산이 후손들에게 길이길이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지만, 여행(산행)은 걸어 다니며 온몸으로 읽는 독서이었다.

한 평생 잊을 수 없는 지리산종주시간이었다.

함께 땀 흘리며 동고동락하며 동행한 지인님들 감사합니다.

종주할 힘주시고 보고 누리게 하시며 안전하게 산행을 마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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