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단상

조도 산행기

산애고 2024. 2. 13. 06:00

 

진도 방문 약 20년 전을 회상하며, 상조도와 하조도 산행(트레킹) 길 진도섬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마음이 출렁거렸다.

2024. 1.16() 03:30 알람을 맞추어 놓았지만 그 이전에 잠이 깨어졌다. 아마, 머릿속에 약속 시간이 기억되어 그 시간 전에 일어나게 하는 정신적 긴장이 작용하였나보다. 밥솥을 열어 보온밥통에 한 끼 밥을 담고 반찬통에 김치와 멸치볶음을 챙겼다. 신일아파트사거리정류장에서 04:30 나마스테산악회 전세버스에 올라 앞좌석 주변의 산우님들에게 인사하고 평화동에서 탑승하고 온 지인 옆에 앉았다.

버스는 캄캄한 어둠을 뚫고 동전주IC로 진입하여 호남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거쳐 목포 압해대교, 해남 진도대교를 지나 아파트가 많이 세워진 진도읍을 관통하여 조용한 임회면을 통과하고, 07:50 진도 팽목항 여객선터미널 앞에 멈추었다. 진도항에는 08:00 출발하여 제주항으로 가는 쾌속선(01:30 소요) 산타모니카가 뱃고동을 울리고 있었다. 산악회 회원 33명이 여객선터미널 옆 진도의 상징, 진돗개 포토존 앞에서 단체 기념사진을 찍었다.

산악회 총무가 나누어 주었던 배표로 새섬두레호(4,900/경로)에 오르자, 08:20 배는 서서히 항구를 벗어나 흙탕물이 소용돌이치는 바다를 헤치고 창유항으로 향했다. 바닷바람이 차갑게 얼굴을 할퀴었지만 섬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고 몇 번을 선실과 갑판을 왕래하였다.

09:00 하조도 창유항에 배가 입항하자 산행팀과 트레킹팀으로 나누어 졌다. 트레킹팀 9명의 팀장을 맡아 회원들과 아스발트도로 약 500m를 걸어 면소재지 정류장으로 갔다. 그곳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노인들은 면소재지 병원에 왔다가 돌아가려고 버스를 기다린다고 하였다.

09:30 25인승 버스(1,000/1인당)를 타고 걷고 싶은 한국 100선 길조도대교(510m)를 건너 충도섬(무인도) 지나 바닷물 빠진 갯벌 위 도로를 지나자 상조도이다. 버스는 여러 동네를 돌아 여미마을 가기 전 도리산전망대 입구 도로에서 멈추었다. 이곳에서 하차한 우리 팀은 오르막 도로 1.7km를 걸어 도리산전망대(돈대산 218m)에 도착하였다. 원형 전망대에 서자 멀리 신안군 하의도와 가까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 관사도, 대마도, 서거차도, 맹골군도, 병풍도 등과 멀리 제주도 한라산이 보였다. 이곳 조도면 154개 섬이 새떼처럼 모여 있다고 하여 조도(鳥島)라 불리어진다는 말이 이해되었다. 한국의 하롱베이 답게 섬들이 그려내는 아름다운 풍경이 맑은 날씨 가운데 선명하게 다가왔다. 이어서 앞산(2도리산전망대) 전망대에도 동백꽃이 핀 숲길을 지나 올라가 막힘없는 사방풍경을 감상하였다.

다시 도리산전망대입구로 내려가자 빈 택시(스타렉스)가 있어서 그 차로 하조도 산행마을(20,000)로 가서 손가락바위 능선에서 둘러앉아 점심을 먹었다. 손가락바위(15m)는 바위 암봉으로 사람 엄지손가락을 닮았다. 조도대교를 건널 때 임산부 여인이 누워있는 모습으로 보였던 것이 가까이 이르자 딴 모습이었다. 손가락바위 옆으로 시루떡을 쌓아놓은 것 같은 퇴적암 암봉이 이어지고 그 뒤로 손가락산(230m)이 여인의 배 모양을 이루고 있었다. 이어서 이어지는 돈대봉(271m) 암릉은 여러 바위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였으며 능선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수많은 섬 풍경도 무척 아름다웠다. 그야말로 힐링 산행이 되었다.

하산지점 유토마을에서 택시를 불러 하조도등대로 이동하여 등대전망대와 산위 정자를 둘러보고 도보로 4.5km를 걸어 창유항으로 돌아왔다. 오늘 7시간 동안 27,000보를 걸었다. 16:50마지막 배 한림페리11호로 진도항으로 되돌아갔다. 좋은 날씨에 아름다운 섬 산행과 트레킹, 친교, 무안 낙지볶음 저녁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낸 하루였다. 같이한 분들께 감사드린다.

안전한 여행과 산행을 하게 하시고 즐거운 하루를 선물로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글쓰기 >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빠름과 기다림  (21) 2024.03.19
덕유산 눈꽃산행기  (24) 2024.03.05
고난과 형통  (2) 2024.02.06
태백산 눈꽃 산행기  (52) 2024.01.30
기억과 망각  (34) 2024.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