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단상

내 발로 걷는 길

산애고 2023. 12. 5. 06:00

 

 

지난날을 회고하여 보니 전국의 명산과 둘레길을 참 많이도 다녔다. 겉으로 보기에는 길이 잘 보이지 않으나 험한 산에도 길이 있어서 오르고 내려올 수 있었으며 그 둘레길도 다양하여서 폭이 좁고 호젓한 오솔길,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에 난 자드락길, 돌이 많이 깔린 돌너덜길, 강이나 벼랑의 험한 벼룻길 등이 나 있었다.

그 길의 이름들은 각 지방의 사투리로 재미있고 친근하게 불리어지고 있었다.

예를 들면, 제주도에는 '올레길'(방언으로 집으로 통하는 아주 좁은 골목길을 뜻함)이 대부분 해안을 따라 나 있고(2015425) 제주의 자연과 역사, 신화, 문화, 여성 등의 다양한 문화 코드가 깃들어 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올레길을 평화의 길, 자연의 길, 공존의 길, 행복의 길, 배려의 길이라고 표현 한다.

금오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한 지역으로 큰 자라를 닮아서 붙은 이름이다. 이 섬에는 비렁길이라 부르는 천혜 절경 해안 절벽 길이 있다. 비렁은 벼랑의 여수 사투리로, 해안 절벽 위를 연결한 걷기 길을 지칭하며, 원래 이 길은 지역 주민들이 땔감을 구하고 낚시를 하기 위해 다니던 해안 길이다. 이 길을 2010년부터 걷기 코스로 개발한 것이 금오도 비렁길(5개 코스 18.5km)이다.

지리산둘레길(20215 최초 지정된 국가숲길 1)은 지리산 둘레를 잇는 길로 자연과 마을, 역사와 문화의 의미를 다시 찾아내 잇고 보듬는 길이며 3개도 5개 시군에 걸쳐있고 21개 구간(289km) 20개읍면 100여개의 마을을 지나가며 3개의 강(섬진강, 덕천강, 남강)이 흐르는 것을 만난다.

전북천리길은 전북의 다양한 명품 걷기코스 길로 서해안의 그윽한 풍경과 낙조와 드넓은 평야와 간척지를 넘나드는 바람의 노래, 지리산의 장엄한 풍경, 내장산의 환상적인 단풍, 섬진강과 금강변의 아름다움과 옥정호의 피어나는 물안개 등 44개 코스(412km)로 바쁜 일상 속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풍경과 이야기를 만들며 쉼과 힐링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트레킹 코스이다.

 

우리나라에는 다양하고 아름다운 수많은 길이 있다.

그 길에는 에움길, ‘빙 둘러서가는 멀고 굽은 길을 가리키는 말과 그와 반대되는 지름길은 가깝게 질러서 통하는 길이 있다.

현대에 사는 우리는 자동차의 편리함을 이용하여 관광명소를 찾으나 대부분 수박 겉핱기식의 여행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지름길 여행에 익숙하여 있다. 이 여행이 편리하기는 하나 남는 것이 적다.

여행은 제 발로 직접 걸으며 눈으로 보고 온 몸으로 체감하여야 그 감동이 오래도록 남는다. 따라서 힘이 들고 피곤하여도 배낭 짊어지고 대중교통 이용하여 장시간에 걸쳐 트레킹을 한다.

이렇게 하여 모래시계로 스타덤에 오른 정동진부채길, 대관령솔숲길, 선자령길, 선재길, 예당느린호수길, 괴산산막이길, 옥천향수호수길, 경주주상절리파도소리길, 고흥미르마르길 등 전국의 유명한 길들을 찾아 걸었다.

장수인들의 공통점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한 채 규칙적인 운동(숲길 걷기 등)을 하고 있다고 한다. 대둔산 전북과 충남의 경계지점에 있는 진산휴양림 숲길에서 보았던 숲은 병원이고 두 다리는 의사입니다.” 글귀가 선명하게 머릿속에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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