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단상

진정한 관심

산애고 2023. 11. 28. 06:00

 

산애고(go)는 나의 닉네임(nickname)이다.

산악회에서는 보통 자신의 이름 외에 이명(별명)이나 애칭으로 부르고 있어서 혼자 작명을 하였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한글과 한문과 영어를 혼합하여 만든 별칭으로 산을 좋아해서 가는 사람을 그런대로 표현한 것 같아 보인다.

산을 좋아한다는 것은 그만큼 산에 관심이 많다는 증거일 것이다.

산을 오르내리며 가는 길에는 많은 풍경이 있다.

산은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다 제각기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봄이 되면 연한 나뭇잎이 나와 자랄 때 마치, 사랑스런 아기의 손 같은 모습 같아서 얼른 손을 잡아주고 싶은 감동이 일어난다. 연초록 잎사귀들이 산들바람에 손을 마구 흔들어 대면 그 풍경에 산행 길을 멈추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눈 맞춤하는 감동을 누린다.

뿐만 아니라 나무 밑이나 풀밭을 이룬 숲 속에는 무수한 야생화가 자란다.

아직 추위가 물러가지 않아도 야생화는 때가 되면 고개를 내밀고 꽃을 피우고 잎을 피우며 자란다. 해마다 2월 하순경부터 3월 초순경이 되면 가느다란 솜털로 줄기를 두르고 가냘픈 몸매로 부는 바람에 흔들거리면서 하얀색, 분홍색, 보라색, 빨간색 꽃잎을 열고 손짓하는 노루귀를 만나려고 산을 찾아간다.

그리고 노루귀를 만나면 만면에 웃음 띠고 반갑게 인사하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하신 하나님의 위대한 솜씨에 감탄하며 감사한다.

핸드폰 카메라를 켜고 이리저리 초점을 맞추어 사진에 담고 잘 안되면 노루귀 앞에 겸손하게 무릎 끓고 엉덩이를 하늘로 향하여 예쁜 모습을 담으려고 숨까지 참아 가면서 초점을 맞추기도 한다.

그리고 지인들을 만나면 핸드폰 앨범을 열어 아름다운 노루귀 사진을 보여주면서 열변을 토하고 자랑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관심에 대한 확실한 증거이다.

관심을 가지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남들은 지나쳐 가도 관심을 가진 자에게는 눈에 들어온다. 반대로 관심이 없으면 그냥 지나친다. 같은 길과 장소를 가도 이렇게 차이가 난다.

관심(關心)은 어떤 것에 마음이 끌려 신경을 쓰거나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말한다.

무관심은 그 반대이다.

 

사람들은 각자 관심분야가 있다.

, 외모, 지식, 명예, 출세, 취미 등 시선과 마음을 끄는 관심분야는 많다. 그러나 잘못된 곳에 관심을 두어 패가망신하기도 하고 선한 곳에 관심을 두어 감사와 행복을 누리기도 한다.

성경 욥기서는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하나님으로부터 인정받았던 욥이 자녀와 재산과 건강을 잃고 고통 가운데 끝까지 하나님을 의지하여 눈으로 하나님을 뵈옵는 체험과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회복됨을 기록하고 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는 그렇게도 크고 대단하게 여기십니까? 어찌하여 그토록 마음을 두고 관심을 쏟으십니까?”(7:17)

하나님은 택하신 자에게 관심이 많으시다.

인생의 뿌리는 하나님이시며 생사화복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다.

그러므로 사람이 관심과 주목해야 할 진정한 대상은 천지의 주재이신 하나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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