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단상

해파랑길23코스를 다녀와서

산애고 2023. 6. 1. 06:00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바다를 길동무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시 오륙도 해맞이공원을 시작으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동해안 해변을 따라 개설된 광역 탐방로 명칭이다.

해파랑길은 2010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한국의 길과문화, 각 지자체, 지역민간단체가 뜻을 모아 조성하였으며 총 770km 거리에 10구간 50개 코스로 나누어져 있다.

백두대간이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산맥을 따라 이어진다면 해파랑길은 동해안 해안을 따라 비경과 역사, 곳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생활상을 더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23. 4.20() 전주 등고산악회 해파랑제23코스 트래킹계획에 동참하였다.

남청주(청원)부터 영덕IC까지 당진영덕고속도만 3시간 가까이 걸리는 길이었다. 산악회 28인승 리무진 좌석은 편하지만 5시간 정도 앉아서 간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연초록 이파리를 내민 사랑스런 숲과 유유히 흐르는 파란 강 등이 지루함을 이겨내게 하였다.

해파랑제23코스는 대불해변부터 시작되나 먼저, 옵션으로 창수면 울치재에서 발원하여 상대산 아래 대진해수욕장 동해로 흘러드는 송천 옆 상대산 정상(183m)에 건축된 관어대에 올랐다.

관어대(觀漁臺)는 물속에 노는 물고기를 헤아릴만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관어대에 대한 시를 남긴 사람은 목은 이색, 점필재 김종직, 회재 이언적, 죽계 안노생 등이 있었다.

동해안 명승절경 중 하나인 이곳에 올라서면, 동해의 푸른 바다와 울진의 후포, 남으로 포항 호미곶을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안선과 탁 트인 바다 풍경을 조망할 수 있었다.

특히, 하얀 명사 20리 고래불해수욕장과 푸른 곰솔 숲 그리고 S자 송천 사방으로 정리된 평야지 논의 이삭이 올라와 바람 따라 물결치는 녹색 보리밭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대진해수욕장에서 송천을 가로 지르는 고래불대교를 건너 고래불해수욕장으로 가다.

LOVE글자와 한편 무릎을 끊고 꽃다발을 치켜든 남자의 청혼을 표현한 러브 포토존, 갈매기가 둥근 끈을 물고 가는 포토존, 직사각형 위로 두 마리 돌고래가 뛰어 오르며 하얀 백사장과 푸른 바다가 배경이 되는 포토존이 그냥, 지나치게 두지 않는다.

푸른 곰솔 숲 사이 테크로드와 평상, 야영장, 숙박형 트레일러 등이 피서와 휴식을 위해 찾아올 방문객으로 북적일 여름을 미리 떠올리게 하였다.

솔밭이 끝나고 데크로드로 이어지는 곳에 웅장한 봉송정 정자가 건축되어 관어대와 함께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볼거리와 쉼터를 제공한다.

경북수산자원연구원과 교육청해양수련원을 지나자 영덕군 청소년영리병곡야영장이 이어졌고 병곡항 입구에 고래형상의 거대한 모형물과 광장, 넓은 주차장이 여름 시즌의 규모를 짐작하게 하였다.

 

해안을 끼고 난 도로를 따라 걸으면서 푸른 바다를 동무 삼아 걷는 것은 좋으나 때 아닌 무더운 날씨가 연신 물을 들이키게 한다. 햇볕은 뜨겁고 걷기가 힘들어 칠보산휴게소 근처 쉼터에서 산악회 버스로 후포항 등기산(등대)공원으로 가다.

여러 나라 등대 모형과 아름다운 조각들, 출렁다리와 스카이워크는 탐방객들의 추억 쌓기에 바쁘다. 바다 위 스카이워크 통로가 강화유리로 된 구간은 모두 무서워하여 앞을 보고 가거나 벌벌 떨며 지나간다. 나도 두려웠지만 하나님을 의지하며 발걸음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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