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단상

꿈꾸던 공룡능선을 다녀와서

산애고 2022. 11. 18. 06:00

설악산공룡능선 큰새봉과 1275봉

 

꿈은 실현시키고 싶은 바람이나 이상을 말합니다. 한라산정상 등산을 꿈꾸고 성판악에서 백록담표지석을 거쳐 관음사로 내려온 적이 있습니다. 그 때 한라산 도전을 아내가 믿어주지 않고 부정적 의견을 내놔도(저질 체력)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산행정보 파악과 산행장비 준비와 체력단련과 이의 완등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였던 체험은 이어서 100대 명산 도전과 완등이란 선물을 선사하여 도전하는 삶이 아름다움을 증명하여 주었습니다.

산을 즐겨 찾는 중 설악산 산행은 이미 다섯 번을 통해 대청봉, 수렴동계곡, 천불동계곡, 금강굴, 비룡폭포, 주전골만경대 등을 다녀왔으나 체력에 자신이 없어 공룡능선을 타보지 못하여 항상 밀린 숙제처럼 여겨졌습니다.

공룡능선 산행을 추진하다가 포기하기를 여러 번 하다가 꿈은, 꿈꾸는 자만이 이룰 수 있다.”라는 명언과 과거 100대 명산 완등이 나의 실력이 아니고 하나님의 은혜이었음을 생각하고 과감한 도전을 하였습니다. 산행 한 달 전부터 체력단련을 위해 돌계단이 많은 모악산을 매주 오르며 내렸고, 트래킹도 하면서 체력을 키웠습니다.

2022.10.15. 새벽 4시경 설악산 소공원에서 헤드랜턴을 머리에 쓰고 캄캄한 어둠을 헤치고 비선대를 거쳐 급경사 돌계단을 오르면서 거친 숨을 몰아쉬다가 잠시 돌계단에 앉아 호흡을 진정시키고 또 일어나서 오르다가 쉬기를 수없이 하는 가운데 여명을 만났습니다.

아침 햇살은 곱게 물든 선홍색 단풍을 더욱 아름답고 빛나게 하였으며 노란 단풍은 온 산을 황금빛으로 단장하였고 푸른 잣나무 숲과 우뚝 솟은 암봉과 뽀쪽뽀쪽한 암봉들이 이어지는 암릉은 국립공원 제1경에 손색이 없는 명불허전(名不虛傳)의 멋진 경관을 보여주었습니다.

비선대부터 시작하여 마등령삼거리까지 네 시간의 힘들고 힘들었던 산행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공룡능선을 타면서 천불동계곡 방향과 용아장성, 귀때기청봉이 보이는 백담사계곡 방향의 단풍바다와 기암과 암릉과 암봉들이 만들어 내는 풍경에 감탄을 연발하였습니다.

공룡능선의 세존봉, 나한봉, 큰새봉, 킹콩바위, 촛대바위, 1275, 신성봉 등이 공룡의 등처럼 능선을 따라 위용을 자랑하는 자태를 앞에서 보고 지나쳐 뒤돌아보며 올라갔다 내려가기를 반복하였습니다. 어떤 곳은 암벽에 쇠파이프를 붙잡고 오르고 내리기를 여러 번 하다가 반대편에서 등산객이 오면 한쪽은 기다렸다가 지나간 뒤에 산행을 하였습니다.

바람이 심하게 지나가는 산마루는 단풍철이 이미 지나, 이파리가 퇴색되었고 바람이 덜타는 능선아래는 절정의 단풍이 파란 가을 하늘아래 보석처럼 빛났습니다.

산행 시작하여 공룡능선을 탄지 9시간쯤 되어 무너미고개에 도착하여 잠시 쉬면서 간식으로 허기를 때우고 급경사 돌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가 천당폭포, 양폭포, 오련폭포를 지났습니다.

폭포 아래 깊은 쏘의 물 빛깔은 초록물감을 풀어놓은 듯 깨끗하고 아름다웠으며 천불동계곡 깎아지른 암벽과 계곡 주변의 단풍들은 울긋불긋 오색찬란하여 탄성을 자아내게 하였습니다.

보는 방향에 따라 그 모습이 다르게 보이는 귀면암을 지나 비선대 다리를 건너 잰걸음으로 소공원을 벗어났습니다.

20km 산행거리에 12시간이 걸렸습니다. 지치고 힘들었던 산행, 다리에 쥐가 나 주무르면서 절뚝거리다가 이내 풀리면 걷기를 계속하면서도 바위산, 돌밭 길에 조심하느라 스틱을 사용하다보니 손이 곱아 펴지지 않아 몇 번을 주무르면서 걸었습니다.

산행도 잘하지 못하며 체력도 좋지 못하면서 칠순 넘은 나이에 설악산공룡능선을 타며 평생 잊지 못할 절경(絶景)을 보게 하신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었습니다.

꿈을 주시고 이루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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