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단상

여행은

산애고 2021. 12. 16. 06:00

 

  여행은 위로(慰勞)입니다. 시간 내어 다른 풍경과 문화가 있는 곳으로 떠나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즐거움을 선사받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사랑하는 자녀들이 부모님의 어깨를 주무르며 안마를 하여주는 것과 같습니다. 자녀의 고마워하는 손짓입니다. 토닥여주는 사랑의 격려(激勵)입니다. 어른의 웃음이 아닌, 아직 세상을 알지 못하는 영유아 어린이의 해맑은 웃음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친구가 멀리서 알아보고서 손을 흔드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하나님께 오랫동안 기도하여 받는 응답과 같은 것입니다.

 

  여행은 기쁨입니다. 어린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준다고 할 때 마구 환성을 지르며 좋아하는 너털웃음과 같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손꼽아 기다리던 소풍가기 전 날 흐린 날씨가 비를 내릴까봐 몇 번이고 하늘을 쳐다보며 가슴 졸이면서 계란 후라이 반찬에 과자 사먹을 용돈 받기 전 설레임과 같은 것입니다. 만만치 않은 세상을 살다가 기분 좋은 일이 생겨 함박웃음으로 소리 지르는 것입니다. 밤 가는 줄 모르고 인생과 장래 포부를 이야기하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연인과 같습니다. 그리스도인이 구원의 기쁨을 노래하는 찬송과 같습니다.

 

  여행은 배움입니다. 눈망울 초롱초롱한 학생이 기이함과 놀라움으로 하나하나 학습하는 것과 같습니다. 새로운 지역과 풍토 그리고 그곳에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문화(文化)를 접하여 걸음마를 떼는 것과 같습니다. 색다른 음식 맛을 맛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정리되지 않았던 생각이 정리되고 혼란하던 마음이 평정을 찾아 날카롭게 날을 세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 삶 가운데 실수 하였던 것을 멀리서 조명하여 보고 다시금 접근할 수 있는 때입니다. 세상이 넓은 것과 오묘한 것을 배우는 것입니다. 장엄한 풍경과 기묘한 조화를 지으신 창조주(創造主)를 알아가는 것입니다.

 

  여행은 경험(經驗)을 쌓아가는 것입니다. 머리로만 알았던 지식을 실지 현장과 부딪쳐 깨어지기도 하고 알아가기도 하는 여정이 됩니다. 모든 것이 갖추어진 집과는 달리 예상치 못한 환경과 부족함 속에서 삶을 몸으로 헤쳐 나가는 것입니다. 평소 부모와 지인들을 통하여 들었던 소리가 귓전에서 다시 울려지는 때입니다. 온실 속에서 자랐던 식물이 강렬한 태양과 쉼 없이 불어오는 바람 가운데서 강직하게 굳어지는 때입니다. 그것은 사람의 오감(五感)을 통하여 얻어지는 가장 강렬한 기억이 됩니다. 미래의 대장부가 되는 훈련입니다.

 

  여행은 좋은 것입니다. 삶이 무료해질 때 새로운 자극이 됩니다. 스트레스가 쌓여 숨이 막힐 때 숨고르기를 다시 할 수 있는 때입니다. 새로운 꿈을 꾸며 마음에 야망을 품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지금까지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때입니다. 여행의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면서 나아간다면, 여행은 분명 아름다운 열매를 선사할 것입니다.

'글쓰기 >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풍을 만나는 즐거움  (0) 2021.12.29
인생파노라마  (0) 2021.12.22
일상(日常)이 기적  (0) 2021.09.29
숲은 녹색병원  (0) 2021.08.27
힐링과 웰빙  (0) 2021.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