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하천가나 논둑, 밭둑에 물억새가 그리고 산 능선이나 정상부근 나무가 없는 곳에 산억새가 군락을 이루어 가을 햇빛에 은색 또는 하얀 수염을 바람결에 흩날리는 풍경은 장관이다. 파스칼이 "사람은 생각하는 갈대이다."라는 말이 생각나게 한다. 바람불면 부러질 것 같아도 부러지지 않고 몹시 흔들리면서도 이내 바로 서서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다겪은 노인처럼 위엄과 지혜를 배우게 한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억새군락지 장안산, 화왕산, 명성산, 민둥산, 황매산, 천관산, 신불산 등을 두루 다녀 보았다. 그 중 유난히 기억에 남는 곳은 천관산과 민둥산 그리고 황매산이다. 가장 넓은 면적을 뒤덮은 억새군락지는 황매산이라 생각한다. 봄 철쭉과 가을 억새가 지천을 이룬 황매산은 매력있는 관장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자동차로 접근하기 좋은 산복 포장 도로를 따라 해발 800m쯤에 주차장이 있어 많은 힘을 들이지 않아도 탐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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