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생각」 월간지에 「복숭아를 솎으며」란 배한봉님의 시(詩)가 실렸습니다. 열매를 솎아보면 알지 버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나 처음엔 열매 많이 다는 것이 그저 좋은 것인 줄 알고 아니, 그 주렁주렁 열린 열매 아까워 제대로 솎지 못했네. 한 해 실농(失農)하고서야 솎는 일이 버리는 일이 아니라 과정이란 걸 알았네. 삶도, 사랑도 첫 마음 잘 솎아야 좋은 열매 얻는다는 걸 뒤늦게 알았네. 나무는 제 살점 떼어 내는 일이니 아파하겠지만 굵게 잘 자라고 부모님 같은 손길로 열매를 솎는 5월 아침 세상살이 내 마음 솎는 일이 더 어렵다는 걸 알았네. 인생살이가 많이 가지면 복 인줄 알고 그저 움켜쥐려고만 했습니다. 굳은 땅에 물 고인다는 것만 알고 아끼며 절약하는 꼼생이 노릇을 했습니다. 남들이 가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