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1902~1950)의 장편소설 「탁류」는 일제강점기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일본으로 반출하던 항구도시 군산을 배경으로 한 여인의 수난사를 그린 소설이다. 전통적인 인습과 새로운 풍속이 부딪히는 과정 속에 겪어야 하는 시련과 역경, 1930년대 타락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의 위선과 음모, 살인 등이 횡행하는 사회 단면을 예리하게 해부한 소설이다.
군산은 근대와 현대사의 역사가 배어있는 길, 조선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길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 길들을 찾아서 역사의 숨결을 맡아 보기로 하였다.
2022.12.03. 오후 아내와 함께 군산 장미동 근대역사박물관주차장에 도착하였다.
해망로 도로가에 ‘구불6-1(탁류길)’ 안내판을 보고 광장의 책탑과 채만식(옥구 태생으로 동아일보, 조선일보 기자를 지내고 문단 활동)의 약력을 읽었으며, 일제강점기 쌀 수탈과 부두노동자를 표현한 임경영의 조각 동상도 유심히 보았다.
그 옆으로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 건물이 보존되어 탐방객들이 찾고 있었다.
‘빈해원’ 중화요리집 벽화는 구 세관과 쌀가마를 실은 마차, 인력거, 조선의 남녀 시민, 부두 노동자들 등의 그림이 그려져 그 옛날의 군산시민의 삶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구 군산세관(1908 건축) 안으로 들어가 곡창지대 곡물수탈의 역사적 현장을 둘러보았다.
이어서 ‘던컨, 두루선교사 군산 첫선교기념비’가 있는 수덕산공원에 올라 기념비를 보고 그 앞에 돌아서니 군산해양경찰서가 바로 눈앞에 있었고 충남 서천과 군산을 이어주는 동백대교도 눈앞에 들어왔다.
이어지는 길을 따라 월명공원 아래 해망동터널 입구에서 대리석 계단을 올라 수시탑을 둘러보고 하트그네도 타보고 해병대 군산・서천・이리전투 기념탑 그리고 탁류길 소개 등이 있는 곳을 거쳐서 바다조각공원에 이르니 수많은 조각 작품들이 볼거리와 예술적 감각을 되살아내게 하였다.
영화거리로 내려가는 길의 넓은 공간에 세워진 팔각 정자에 서니 군산시내와 금강하구둑 방향 바다 풍경이 시원스럽게 다가왔다.
골목 축대에는 ‘군산영화의 거리’ 표시가 있고, ‘전설의 주먹’, ‘마파도’, ‘소년 천국에 가다’, ‘백자의 사람’, ‘박하사탕’, ‘신세계’, ‘마더’, ‘용서는 없다’, ‘오래된 정원’, ‘아저씨’ 등 포스터가 빼곡하게 붙어있어 이것을 보는 데만 한참이나 걸렸다.
초원사진관 앞에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어 ‘군산 시간여행’ 간판 앞에서 사진 한 컷을 남기고 그 안에 들어가 ‘한석규 배우, 오래된 흑백 돌 사진, 학생들 교복 입은 흑백사진 등을 보며 잠시, 옛날로 돌아갔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으로 들어가니 이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상류층 주택으로 영화 촬영장소이기도 하였으며 아담한 정원과 수목들이 있었다.
말랭이마을 글씨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역전의 명수 군상상고 야구부 이야기 벽화를 보고, 군산 내항역사 문화공간으로 가서 뜬다리, 호안시설, 내항철도, 물 빠진 갯벌, 갯벌 위에 있는 수많은 어선들 등을 보고 걷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아내가 염려되어 전주로 되돌아 왔다.
2022.12.06. 혼자서 대중교통으로 첫 번 군산 탁류길을 마치지 못한 곳을 완주하려고 집을 나서 군산 선양동 해돋이공원으로 갔다.
언덕 비탈에 조그만 집들이 따닥따닥 붙어 있어 콩나물시루를 가득 채운 콩나물처럼 나라 잃은 조선인들의 작은 집들이 그 당시의 상황을 말해주는 듯하였다.
해돋이공원에 세워진 ‘탁류길’ 안내판을 보고 이층 팔각 정자에 올라 군산 시내를 살펴보고 탐방로를 따라 정원을 걸어 선양고가교 방향으로 걸어가니 정자와 풍차가 반긴다.
개복동 예술인의 거리를 걸어 군산시민예술촌, 홍보관, 우체통거리(손편지축제), 우체부 동상 등을 보면서 이성당 방향으로 걸었다.
거리 곳곳에 먹거리 풍성한 음식점이 한 집 건너 있어 탁류길을 걷다가 배가 고프면 즉시 입맛대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성당(유명한 노포 빵집) 앞 광장에 등대 모형의 조각품을 보고 시간여행 글씨와 관광안내소, 통나무 의지와 나뭇잎 우산 등이 관광 군산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로 다가왔다.
거리 담장에 증기기관 기차와 각 칸에 ‘군산월명동테마거리’, ‘군산상권활성화’ 등의 글씨가 새겨져 있었고 일본식 가옥의 ‘여미랑’ 음식점 안의 군산 근대역사 체험공간 정원과 가옥도 둘러보았다.
‘당나행(당신이 나보다 행복하길 바래)’ 전통차집, 먹거리타운, 일본사찰 동국사, 일제강점기 군산역사관 등도 찾아 다녔다.
군산은 의외로 볼거리, 먹거리가 풍성한 도시이다.
근대 역사유적을 잘 보존하여 역사탐방과 전북천리길 코스로 만들어 관광 군산 블루 오션을 이룬 관계자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본다.
구불6-1길(탁류길) | |||||||||||
별 칭 | 군산시 제4길 | 트래킹일자 | 2022.12. 3 및 12. 6 | ||||||||
구 간 | 근대역사박물관공영주차장→해망굴→신흥동일본식가옥→초원사진관→이성당→동국사→선양해돋이공원→개복동예술인의거리→근대역사박물관공영주차장 | ||||||||||
이동 방법 | 자차로 근대역사박물관공영주차장으로 이동 | ||||||||||
걷기 시작 | 14:15 및 10:40 | 걷기 마침 | 16:15 및 11:40 | ||||||||
거리(km) | 6 | 소요시간 | 3:00 | 동행 | 그룹, 혼자 | ||||||
풍경과 느낌 | 처음 아내와 함께 탁류길 문화탐방을 나섰으나 길을 잘못 들어 월명공원을 둘러보고 장시간 걷기가 어려워 다음을 약속하고 돌아왔고, 며칠 후 혼자서 탁류길을 다녀왔다. 일제강점기 근대문화유산이 문화관광지로 변신하여 수많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활기찬 도시가 되었다. 탁류길 코스 주변에 음식점들이 많고 풍부한 식재료로 만든 짬뽕집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겨우 맛볼 수 있으며, 이성당 빵집은 전국적으로 이름이 나서 항상 붐비는 명소다. 옛것을 살려 현대인들의 향수를 다독거려 주는 문화관광의 변신에 대하여 박수를 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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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고 | 일제강점기 김제, 정읍 등 풍요로운 전북의 곡창지대 쌀을 수탈하기 위해 조성되고 발전된 군산항이다. 군산항은 물류의 전진기지이자 국제문화 유입경로, 근대화의 물결 한 가운데 놓인 역사의 현장으로 일본식가옥, 일본사찰, 세관, 은행 등이 남아있어 근대유산 문화관광지로 발 돋음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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