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백산야생화 축제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 그러나 약 300km 거리를 혼자 가기는 쉽지 않았다. 마침, 전주다정산악회에서 ‘함백산야생화 트레킹’이 계획되었으나 예약 대기자만 수명이어서 무척 아쉬웠다.
그 산악회 까페를 들어갔다 나왔다 반복하다가 트레킹 출발 하루 전에 예약대기자도 없고 자리도 한 자리 비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관계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참석할 수 있다는 회신을 받았다.
포기하지 않고 기다림 뒤에는 하나님의 간섭하심이 있었음을 깨달았다.
2024. 8 .1(목) 새벽기도 예배만 드리고 집에 와서 산행준비를 점검하고 약속한 장소로 나가니 이미 한 분이 기다리고 있었으나 조금 후에 6명이나 모이게 되었다.
인사를 나누고 보니 다정산악회 회장님도 송천동에 거주하고 계셨다.
06:10 산악회 전세버스가 우리 앞에 멈추었고 차례로 탑승하여 정해준 좌석에 앉았다.
다정산악회는 자주 출석하지 않아서 서먹서먹하였지만 서글서글한 대장님의 친절한 접대가 고마웠다.
버스는 호남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신탄진휴게소에 들려 임원진이 준비한 찰밥으로 아침을 먹었다.
여자 총무님을 비롯한 회원들의 봉사와 남자 임원들의 뒤처리 등 서로 유기적으로 협동하며 좋은 분위기 가운데 아침 한 끼를 먹을 수 있음은 산악회의 큰 힘이라 생각되었다.
식사 후 수박 주스 제공으로 아침 더위마저 잊게 하여 주었다.
다시 버스에 오르니 어떤 여자 회원께서 차 안 커피 박스에서 커피를 십여 잔씩 뽑아 쟁반위에 놓고 배달하는 서비스도 하여주어 더욱 분위기가 좋아졌다.
버스는 전주에서 출발한지 5시간쯤 되어 11:00 경에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두문동재(일명 싸리재) 고개(1,268m)에 도착하였다.
우리는 하차하여 먼저, 두문동고개 표지석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었다.
이어서 은대봉, 함백산, 만항재 까지 이어지는 야생화 산행이 시작되었다.
처음 산길은 임도길로 빽빽하게 우거진 숲이 길을 가리고 있어 숲 그늘이 햇볕을 막아 주었으며 고산지대의 서늘한 날씨와 초록색 생기로 가득 찬 숲이 청량한 느낌과 평온한 마음을 주었다.
숲에 들어서자 마자 숲 그늘 밑에 노란 마타리, 주홍색 동자꽃, 주홍색 말나리, 파란 모시대꽃 등이 지천이어서 그야말로 산상의 화원이었다.
임도에서 등산로로 이어지는 탐방로도 야생화가 지천이다.
어떤 숲 밑에는 멧돼지가 마구 밭을 일구어 놓았다.
은대봉(1,442m) 옆 쉼터에는 오래 묵은 말나리가 십여 개의 활짝 핀 꽃 봉우리를 터뜨려 회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중심이 되기도 하였다.
은대봉에서 중함백산 가는 탐방로에서 뒤돌아보면 금대봉이 보이고 산 능선 따라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단지를 이루고 있어 멋진 풍경을 보여주었다.
동자꽃과 모시대, 말나리는 등산로 주변에 무수하여 야생화 천국이었다.
두문동재에서 2.3km 왔음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 등산로변 숲 그늘에서 12:30 점심을 들었다.
식사 후, 바로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은 거친 숨을 쉬게 하고 다소 부담스럽지 만 산행하다 보면 일상이 되었다.
산 능선을 지키는 오래된 나무들은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땅에 기기도하며 옆으로 뻗다가 다시 올라가기도 하고 여러 모양의 기이한 모습을 보여준다.
오랜 세월을 견디어 낸 저들의 모양이 삶의 지혜를 가르쳐 준다. 멋있다!
다시 오르막길을 올라 중함백산 이정표에 이르러 함백산 풍경과 산 능선의 풍력발전단지의 장관을 사진에 담았다.
오르막 데크계단과 세멘콘크리트길과 소로흙길을 지나 함백산(1,572.9m) 정상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다시 하산 길로 접어들었다.
수년 전 N장로님과 둘이 함백산 산행을 왔던 기억을 떠올리며 급경사 돌밭 길을 내려갔다.
이 길 주변에도 말나리, 모시대, 동자꽃이 지천이다.
함백산로를 건너 만항재가는 2km 숲길로 접어 들었다.
조금 아래로 내려오니 더위가 밀려와서 땀을 연신 닦아내었다.
만항재(1,330m)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을 지나는 도로이다.
이곳 ‘하늘숲길공원’에서 ‘함백산야생화축제(2024. 7.27~ 8. 4)’가 열리고 있어서 그 안으로 들어갔다.
낙엽송, 잣나무 아름드리 숲 아래 온갖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어 아름다운 화원을 이루었다.
모시대, 동자꽃, 말나리, 노루오줌 등이 무성하게 자라 꽃을 피워내고 있고 수많은 관광객이들이 구경하는 가운데 사진작가들도 열심히 야생화를 사진에 담고 있었다.
산상화원 탐방로에 포토존 ‘별 바람 꽃 고한’ 글자가 있었다.
맑은 공기가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보게 하고, 고냉지 시원한 바람이 더위를 잊게 하고, 아름다운 야생화 꽃들이 생명의 신비함과 심신의 안정을 주며 신의 섭리를 알게 한다는 뜻으로 혼자 풀이하여 보았다.
무더위 가운데 안전하게 야생화 산행을 하게 하시고 아름다운 야생화를 보고 누리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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