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단상

억불산 산행기

산애고 2026. 4. 30. 06:00

 

억불산(億佛山 518m)은 전남 장흥군 안양면 기산리에 위치한 산으로 장흥읍 동남쪽에 있어 시가지를 굽어보고 있다. 억불산은 높이가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능선이 길고 부드러워 마치 고운 여인이 치맛자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걷는 것과 같은 형상이다. 억불산이라는 이름은 정상 부근의 바위 모양이 억 개의 부처가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이름 지었다 한다. 옛날 봉수대가 있던 정상부에는 기암괴석이 알맞게 조화를 이루고 있고 특히 탐진강과 함께 장흥을 상징하는 대명사가 되고 있다.

재미있는 전설이 담긴 며느리바위는 어린애를 업은 여자의 형상, 아니면 스님이 합장하고 기도하는 부처 모습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그 웅장함에 놀라게 된다. 또한 편백나무가 많기로 유명한 편백숲이 산책로로 최적이어서 아침 산행을 하는 사람들과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오르는 산으로 장흥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산이기도 하다. 특히, 산 중턱 해발 274m에 천문과학관이 개관되면서 5부 능선에 있는 천문과학관까지 4~6m 폭의 임도가 잘 조성되어 있고 가로등과 음향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낮이든 야간이든 누구나 부담 없이 공원에서 산책하는 기분으로 오를 수 있다고 알려졌다.

2026.04.13.() 승합차 맨 뒷좌석에 3명이 앉으면 어깨가 서로 맞닿아 넉넉하지 않지만 모처럼 만석이 되었다. 순창IC로 집입하여 광주대구고속도로를 달리고 문흥JC에서 제2순환도로를 거쳐 화순, 보성을 지나 장흥읍 평화리 송백정배롱나무군락지에 10:40 도착하였다.

작은 연못 송백정에는 100년 넘는 배롱나무 5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꽃피는 시기에 흰색, 보라, 분홍, 빨강색 4가지 꽃이 어우러져 볼만 하다고 소문난 곳이다. 아직 잎이 돋지 않는 배롱나무이지만 연못 주변에 어린아이 손만 한 연두색 이파리를 내민 단풍나무잎이 너무 사랑스럽고 푸른 대나무 숲이 이어져 있어서 풍경이 아름다웠다.

송백정에서 억불산 가는 마을길을 따라 억불산산림욕장 입구에 이르러보니 차가 여러 대 주차하여 있고 정남진 천문과학관으로 올라가는 콘크리트임도가 있었으며, 산림욕장 안으로 데크길에 야자매트가 깔려 있고 주변은 황칠나무, 동백나무 등이 자라고 있었다.

콘크리트임도와 산림욕장숲길이 만나는 지점에 쉼터 정자가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물맛 좋은 억불약수터도 있어서 표주박에 약수를 받아 몇 모금 마셔 보았다.

우리는 경사진 오르막 콘크리트임도를 따라 울창한 편백숲 바다를 헤치며 걸었다. 편백숲에는 산벚나무가 가끔 있어서 하얀 꽃을 피워 탐방객의 눈을 즐겁게 하여주었다.

임도변에서 앞에 가던 C장로님이 몸을 구부리고 있어서 무엇이 있느냐? 물어보니 손가락을 가리키고 있었다. 얕은 하늘색 꽃 이파리 5개가 아래위로 갈라져 10장처럼 보이며 반구형의 꽃머리를 이루고 가운데 하얀 수술을 밀어 올린 키 작은 구슬봉이 야생화 4송이가 그 꽃말처럼 기쁜소식이 되어 반갑게 만났다.

미끈한 편백숲을 지나 정동진천문과학관에 도착하여 다시 숲길을 따라 올라가니 말레길이 나타났다. 말레길은 마루를 뜻하는 장흥 사투리로 정상까지 3.8km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유모차를 끌고 오를 수도 있으며 이 길 덕분에 남녀노소 힘들지 않게 정상을 밟을 수 있도록 비스듬한 경사를 데크로 만들어져 있었다.

말레길 주변에 눈에 익은 남색 보라빛 꽃을 피어낸 각시붓꽃이 눈에 들어왔다. 각시붓꽃은 한 뼘 정도 키에 3개의 꽃잎과 그 사이에 또 3개의 꽃잎이 나와 총 6개의 꽃잎을 낙엽 위로 내밀어 기쁜소식꽃말처럼 금년 들어 반가운 첫 만남이 되었다.

말레길 가는 도중 엎진바위가 있었으며 그 바위는 두꺼비가 먹이를 잡기 위해 엎드려 있는 형태이었다.

말레길 주변에 춘란이 있어서 살펴보니 노란 꽃망울 2개를 피워내고 있어서 어김없이 사진에 담았다.

억불산전망대에는 정남진이란 서울 광화문에서 정남쪽으로 육지의 끝”(장흥군 관산읍 신남리)이라는 뜻이라 기록되어 있었다.

우리는 억불산 표지석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하고 산 정상에서 멀리서 코뿔소의 뿔처럼 툭 튀어나온 며느리바위를 보고서 하산길에 올랐다.

억불산 가는 길은 평일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다.

14:00경 억불산 아래 우산리에 있는 문가네숯불갈비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면서 핸드폰을 펼쳐보니 오늘 만사천보를 걸었다.

안전하게 지켜주시며 아름다운 야생화와 만나고 녹색 편백 숲길을 걷고 멋진 풍경을 보고 누리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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