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5 오랫동안 벼르고 벼르던 한라산 정상 등산에 도전하였다.
제주도 방문을 손꼽아보니 5회를 다녀왔지만, 모두 관광명소를 중심한 여행으로 그 이면에는 등산에 자신이 없는 것도 커다란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사량도 산행을 통하여 빼어난 절경을 감상하면서 산행을 하고 싶은 마음과 함께 힐링과 도전정신을 가지게 되었고, 한라산 등산에 대한 꿈을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구체적인 실천을 하게 되었다.
우선 인터넷을 통하여 한라산 등산코스를 살피고 정상을 다녀간 체험을 적어 놓은 블러그를 찾아 그들의 경험담을 읽었다. 그리고 한라산을 등산하고 싶은 동행자를 구하고 한 달 전에 항공기 표를 예약하였으며 필요한 등산 장비를 구입하면서 기초체력을 다지기 위하여 매일 150분 정도 땀을 흘리며 건지산 걷기 연습을 하였다.
10월14일 금요일 오후 3시10분 지인과 함께 고속버스로 광주로 이동하여 비행장에서 7시 10분 비행기로 제주도로 향했다. 제주공항에서는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의 예약된 게스트하우스 8인실로 가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익일 새벽 4시경에 일어나 게스트하우스 1층 식당에서 식빵을 구워 아침을 먹고 점심 대용도 준비하였다. 서귀포 가는 6시 시외버스를 타고서 해발 750m 성판악에 도착하니 이미 날은 밝았고 먼저 온 등산객들이 서둘러 산행하고 있었다.
6시50분 성판악에서 한라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새벽 공기를 가르며 발걸음을 내 딛었다. 등산로 경사는 완만하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열이 나서 티 하나만 입고서 걸으면서도 연신 얼굴에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훔쳐야 했다.
쑥밭대피소(4.1km 지점)를 지나자, 울창한 삼나무 숲을 만났으며 활엽수에는 제법 단풍이 들어 가을을 실감나게 하였습니다. 등산로는 점점 돌계단이 많아졌으며 진달래밭대피소(7.3km 지점)는 해발 1,500m로 공기가 싸늘하여 바람막이 옷을 더 껴입어야 했다. 나무테크 쉼터는 휴식을 취하며 음식을 먹는 등산객으로 가득하였다. 두리번거려 빈 벤치를 찾아 꿀맛 같은 간식을 먹고 휴식 시간을 가졌다.
진달래밭대피소에서 한라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 주변에는 추운 날씨 탓인지 잎사귀를 다 떨군 팥배나무 빨간 열매가 파란 가을하늘 위로 앙증맞게 달려 있어 아름다웠고, 늘 푸른 기상을 가진 한국토종 구상나무와 주목이 군락지를 이루고 있었으나 토심이 깊지 않는 화산암으로 인하여 거목으로 자라지 못하는 듯이 보였다.
커다란 암석으로 이루어진 경사 많은 등산로를 풀무 불 듯이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통과하자 약 1km의 나무 계단 길이 다리를 팍팍하게 하였다. 사납게 몰아치는 바람을 견디어내려고 등산모자 끈을 바짝 조이고 계속 전진하여 결국, 11시25분 성판악에서 9.6km 지점 한라산 정상(해발 1,950m)에 도착하였다.
고지대의 거친 바람과 추운 날씨를 온몸으로 느끼며 화산분화구 백록담을 쳐다보니 감개가 무량하였으며 「백록담」 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위해 기다랗게 늘어선 줄에서 20여분의 기다림도 지루하지 않았다.
우리는 표지석 양옆에 서서 손가락을 V자로 하고서 인증 사진을 찍었다.
꿈은 열정을 만들어 내고 추진하는 동력이 되며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나에게는 한라산 등산이 꿈만 같았는데 그 꿈을 이루고 나니 마음이 하늘을 나는 듯하다.
한라산 정상 도전을 이루고 나니 이번에는 반대편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구상나무 숲 사이로 난 탐라계곡등산로를 따라 급경사길 계단을 힘차게 밟으며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고 콧노래도 불렀다. 과거 용진각대피소 자리(해발 1,500m)에 이르니 「2007년 “나리”태풍 폭우로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음」 안내판을 보고 이곳이 대피소 자리였음을 알았다.
용진각현수교를 건너 초록색 구상나무와 어울린 활엽수의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는 계곡 주변을 보면서 삼각봉대피소, 울창한 해송 숲 등을 지나 17:00경 관음사지구 안내판이 있는 종점에 다다르자 동행한 지인과 서로를 축하하며 격려하고 기념 악수를 나누었다.
산행거리 18.3km에 10시간이 걸린 등산을 통하여 땀 흘림 없이는 산 정상을 다녀올 수 없으며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가지면 전국의 어떤 산이든 다녀올 수 있음을 배웠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높은 한라산 자연 앞에서 인간의 한없는 나약함과 아름다운 세계를 지으시고 사람에게 다스리게 하신 조물주의 섭리와 위대한 솜씨에 감탄하였다.
순수한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며 또한 살아있고 산행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우러났고 여행과 산행,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었음을 고백한다. 아울러 이번 산행을 도와주며 같이한 지인께 감사한다.
아무튼 육순 중반을 넘어서며 시작한 한라산 산행은 나에게 본격적 산행의 신호탄이 된 대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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