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즈음 홍도가 가고 싶어졌다.
마음속에서 ‘이제까지 혼자서도 가고 싶은 곳 잘 다녀왔는데, 혼자 가보지’라는 오기가 발동했다. 그래, 여행은 가고 싶을 때 훌쩍 떠나야지 이것저것 따져서는 되는 것이 없어. 부지런히 핸드폰을 뒤적거려 날씨를 확인하였다.
2023. 07.10. 04:25 새벽기도 가는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에 깨어 수염밀고 세수하고 등산바지를 입고 나서 약간의 돈도 챙겨 호주머니에 넣었다. 냉장고에 넣어둔 빵과 음료를 꺼내어 배낭에 넣고, 안전하게 다녀오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나님께 드렸다.
아파트지하주차장으로 가서 애마(스토닉)에 시동을 걸고 네비게이션에 목포항여객선터미널주차장으로 목적지를 입력하였다.
전주 동부대로를 달려 호남고속도로 장성 못재터널 지나 광주외곽순환고속도로로 나주를 지날 때 폭우가 쏟아져 시속 60km로 엉금엉금 기다시피 한동안 달렸다. 함평에서 서해안고속도로로 진입하여서는 시속 110km를 질주하다 보니 어느새 압해대교의 웅장한 모습이 들어오고 목포시내 고하대로를 달리다 목포역 방향으로 길을 잡아 06:50에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 주차장에 도착(2:20 소요)했다.
목포 날씨는 햇볕이 나고 있었다. 2층 매표소에서 홍도행 07:50 티켓(경로 39,100원)을 구입하고 대합실 가장자리 음식점으로 가서 김밥 한 줄로 아침을 대신하였다.
뉴골드스타(308톤, 377명 정원)는 1, 2층 의자로 된 쾌속선으로 도초도, 흑산도를 거쳐 홍도가 최종 목적지로 되어 있었다. 표에 표기된 창가 자리를 찾아가니 어떤 승객이 이미 앉아 있었으나 탑승 인원이 적어서 다른 자리로 갔다. 배는 도초도항까지 한 시간 걸렸고 순탄하게 항해 하였으나 먼 바다로 나가는 흑산도 항해에서는 파도를 타면서 가기에 배가 앞뒤로 올라갔다 내려가기를 반복하면서 춤을 추니 참아내느라 조금 힘이 들었다.
10:40 홍도항에 도착하였다. 먼저, 홍도여객선터미널(2층)이 눈에 들어오고 5층 이하의 숙박업소들이 좁은 동네에 빼곡하였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다. 홍도원추리축제(07.07〜07.16) 현수막이 곳곳에 있다. 부지런히 흑산초등학교홍도분교 입구로 가서 원추리군락지로 오르는 데크 계단을 올랐다.
노란 꽃망울을 터뜨린 원추리들이 바람결에 일렁이는 풍경이 고결한 몸짓이다. 희망과 인내의 상징으로 ‘기다리는 마음’, ‘하루 만에 아름다움’이란 꽃말을 가지고 있지만 홍도원추리 꽃은 잡티 하나 없는 노란색이다. 비록 꽃이 피어 하루 밖에 가지 않아 이름도 Day lily이지만, 한 포기에서 꽃대와 꽃봉오리가 계속 만들어지므로 포기로 보면 20~30일 정도 꽃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전망대 3개와 연리지, 데크계단 4개를 지나 한 시간 정도 걸려 헉헉대며 깃대봉에 올라 혼자 내려가다 깃대봉으로 올라오는 어떤 사람을 만났다. 등산할 때 보다 갑절로 빠르게 내려가 유람선(12:30) 티켓을 구입하려 하니 풍랑 때문에 해경에서 출항 금지를 하여 기다리란다.
좀 무리하게 산행하다 보니 땀을 많이 흘려 지쳤다.
하루 동안에 홍도를 다녀 온 소감은 ‘여행은 가고 싶을 때 가라. 그래야 부푼 마음이 넉넉히 받아낸다.’이었고, 그래도 다리 성성할 때 가고 싶은 곳 보며 누리는 것이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선물이라 생각되어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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